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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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복지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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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4-04-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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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고 하고, 책을 읽은 사람들도 나무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고 한다. 왜냐하면 나무뿐 아니라 모든 만물은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기 때문일 것이다. 즉 나무는 원래 만들어진 목적대로 나무의 기능을 100% 수행하다가 끝무렵에 기능을 마감한다는 것이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일 것이다. 인간도 원래 만들어진 목적이 있을 것인데, 유독 인간만은 원래 만들어진 목적대로 100% 기능하지 않고 자기 의지대로 살아가다 삶을 마감한다. 인간도 나무처럼 원래 만들어진 목적대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따뜻한 사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을 맞이하고 집을 나서며 개똥같은 희망 하나 품고 다시 문을 나서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
간혹 사회복지현장에서 노인-장애인-청소년 등등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한 선후배가 모든 것에 통달한 것처럼 자신을 뽐내는 경우를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저 많은 것들을 저리도 잘 알 수 있을까? 하지만 이들에 대한 존경심은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한 분야에서 20년이든 30년이든 한길을 한결같이 걸어오신 분들에게 존경심이 생긴다. 참, 나무 같은 분들이다. 그저 묵묵하시다. 아니 묵묵하다 못해 과묵하다. 물어보는 것 이외에 답변도 잘 하지 않는다. 그러다 툭 던지는 한마디가 모든 것을 하나로 꿰뚫는다. 말문이 막히고,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아마도 정상에서 바라보면 두루 보이는 까닭일 것이다.
대나무는 풀도 아니고 나무도 아니란다. 그저 자신의 방식대로 잘 살아간다고 한다. 그동안 가족과의 삶, 직장에서의 삶 등등의 삶에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나의 틀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려고 애 써왔다. 사실 그래야만 나도 사는 것처럼 생각됐다. 오늘만이라도 그 틀에서 벗어나려 한다. 사무실 창문을 내려다보며 나와 출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나무의 외침을 외쳐 본다. “왜 남이 정해 놓은 틀 안에 들어가지 못해 안달입니까”
나무를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보고만 있어도 그윽해지고 생각만해도 위로가 되는 존재. 내 모든 삶을 지켜본 존재가 나무다. 나무는 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 오래된 나무가 5천년에 육박하는 세월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나무, 그러니까 나무의 모양과 이름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나무는 얼마나 될까? 수많은 종류를 생각해 볼 때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만 아는 수준이다. 각 나무마다 지니고 있는 성품과 특징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갖게 한다. 저자가 잘 풀어서 일러줘서 더욱 그렇다.
저자는 참 따뜻한 사람이다. 나무를 얘기하며 가족을 말하고, 친구와 선후배 등의 지인을 말하며, 사랑과 삶을 통찰한다. 자신이 즐겁게 일하며 얻은 통찰이기에 더욱 값지게 보이고, 그래서 부럽기만 하다. 나무 못지 않게 중요한 생명체인 사람을 만나며 일을 해왔던 나는 어떤 통찰을 얘기할 수 있을까?